여백 이론 (The Blank Theory)

키 작고 못생긴 남자가 늘씬한 여자들을 매일 같이 갈아치우며, 여자들에게 막 대하는 모습을 본다면, 당신은 어떨까요? 남자든 여자든 몹시 궁금해 지면서, 돈이 많은가? 밤의 황제인가?? 갖은 생각을 다할 것입니다.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키작고 못생기며 뚱뚱한데 나이 많은 여자가 젊고 잘생기며 돈 많은 남자들을 들었다놨다하면 갖은 생각 다할 것입니다.

사실 보여준 것은 한 면 뿐인데 나머지는 다른 사람이 채웁니다. 바로 여백 이론(The Blank Theory)입니다.

매력은 여백이 결정합니다.

여백이 있어야 채울 것이 있지요. 여백 없이 대하면 금새 질립니다. 지루해집니다. 더는 채울 것이 없고 더는 환상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권태기는 여백 없음의 대표적 현상이고, 매일 매일 붙어 지내는 것. 하루 종일 카톡을 하고 전화통을 붙잡고 늘어지는 것도 여백을 없애 금새 관계를 끝장냅니다. 뿐만 아니라 관계 초반에도 쉽게 재미없어지는 남자. 관계가 진척되긴 커녕 어장관리만 당하는 여자. 심지어 섹스 파트너가 되는 여자도 여백이 없기 때문에 그리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백, 도대체 무엇일까요? 예시로 살펴보죠.

“근사한 저녁”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누군가에겐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일 수도 있을 것이고, 삼겹살에 소주 한잔일 수도 있습니다. 좋은 사람과라면 김밥 천국의 김밥 한줄도 근사할 수 있지요. 다양한 생각이 들 것입니다. 여백은 이런 것입니다. 상대방이 채우게 하는 것. 상대방이 상상하게 하는 것이지요.

마치, 근육질 남성이 다 벗은 상의를 보여주는 것 대신, V넥 티셔츠를 입고 슬쩍 보여준다거나, 풍만한 여성이 가슴골을 드러내는 것 대신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보일락 말랑하는 것. 그래서 상대방이 상상하게 하는 것이지요. 중의적인 것 다 채우지 않는 것. 일부만 보여주는 것이지요. 나머지는 상대가 상상하게 하고 상대가 채워넣게 하는 것입니다. 신비감 전술이고 암시 전술인 것이지요.

여백이 있다면, 자주 만나지 않아도 애틋함을 오래 간직할 수 있고, 연락이 뜸해도 도리어 궁금해지며, 다른 사람을 만나기 보단 당신이 무엇을 할지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재회를 한다 해도 상대방이 궁금하게 만들려면 여백을 줘야 하고, 어장녀를 역관광 하려 해도 여백을 줘야 합니다. 바람둥이를 길들이고 섹스 파트너에서 여자친구가 되려 해도 여백은 필수겠지요?

물론 연애 능력을 키우는 기본 역시 여백입니다. 포용적이며 수용적인 태도, 중의적인 표현, 제한된 정보로 여백을 만들면, 나머진 상대방이 채우고 상대방이 만든 상상으로 내 실체보다 상대방이 나를 더 크게 생각하여 상대방이 따르게 되는 것이지요. 상대방 내뜻대로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로 여백(Blank)랍니다.

여백을 만드세요. 키 작고 못생긴 남자가 늘씬한 여자들을 매일 같이 갈아치우며, 여자들에게 막 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처럼 또, 키 작고 못생기며 뚱뚱한데 나이 많은 여자가 젊고 잘생기며 돈 많은 남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 처럼 근사한 저녁 처럼. 여백은 당신을 자유롭게 할 것이며, 상대방이 상상으로 채운 당신으로 상대방. 당신 뜻대로 되게 될테니까요.

새 한 마리만 그려 넣으면 여백 모두가 하늘 이어라

-이외수-

이상 레이커즈의 여백 이론 (The Blank Theory) 였습니다.

덧붙임>>

프로그램 내담자들에게 배운 것만 해라, 멘트에서 벗어나지 말라. 핸드폰엔 성감대가 없다. 카톡이나 문자로 꼬시려 하지 마라 하는 이유. 바로 여백 때문입니다. 여백 이론(The Blank Theory) 때문입니다.